LEGAL INSIGHT · 계약기간 만료와 갱신거절은 항상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계약직 근로자는 계약기간이 끝나면 근로관계도 당연히 종료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기간제 근로계약은 기간만료로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정한 사정이 있다면 근로자에게 계약이 다시 갱신될 것이라는 법적 보호가치가 있는 기대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계약직 갱신기대권을 판단할 때는 근로계약서에 재계약 가능성이 어떻게 표시돼 있는지,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에 갱신기준이 있는지, 실제로 몇 차례 계약을 반복했는지, 동료 근로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갱신됐는지, 회사가 정한 평가절차가 실제로 운영됐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핵심은 계약서에 종료일이 적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갱신기대권이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계약 내용과 실제 운영관행을 종합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가 형성됐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기간제 근로계약은 기간만료로 종료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기간을 정해 체결한 근로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계약기간이 끝나면서 근로관계도 종료됩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별도로 해고 의사를 표시하지 않더라도 계약기간이 끝나면 근로자는 퇴직하게 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일정한 사정 아래에서는 기간만료 원칙보다 근로자가 형성한 정당한 갱신기대가 보호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근로계약서에 갱신 규정이 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근로계약서·취업규칙·단체협약 등에 일정한 평가나 조건을 충족하면 계약을 갱신한다는 규정이 있다면 갱신기대권 판단에서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예를 들어 근무평가 점수가 일정 기준 이상이면 재계약할 수 있도록 정하거나 계약갱신 심사를 별도로 운영해 온 경우라면 단순한 일회성 계약인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재계약 여부는 회사가 결정한다’는 문구가 있더라도 실제 운영방식과 갱신관행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명문의 갱신규정이 없어도 갱신기대권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계약서 등에 명시적인 자동갱신 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여러 사정을 종합해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근로계약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갱신기준·절차가 실제 존재했는지, 과거 계약이 어떻게 갱신돼 왔는지,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계속 필요한 업무인지 등이 판단요소가 됩니다.
결국 계약서 한 장만이 아니라 그 사업장에서 재계약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반복적으로 재계약했다면 중요한 판단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6개월·1년 단위 계약을 여러 차례 반복해온 경우에는 근로자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다음 계약도 갱신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같은 직종의 다른 계약직 근로자들이 대부분 재계약됐고 본인 역시 이전까지 계속 갱신되어 왔다면 이러한 관행은 갱신에 대한 신뢰관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재계약 횟수가 많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동으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갱신절차와 업무성격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계약 갱신을 위한 평가제도가 있었는지도 중요합니다
기간제 근로자를 대상으로 매년 근무평가를 실시하고 일정 점수 이상이면 재계약하는 제도를 운영해왔다면 이는 계약 갱신 가능성을 전제로 한 절차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사용자가 갑자기 기존 평가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특정 근로자에게만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면 갱신거절의 합리성까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가표·평가지침·과거 평가결과와 실제 갱신 여부를 비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면 회사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거절할 수 없습니다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회사가 반드시 모든 경우에 계약을 갱신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업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정당한 평가절차에서 기준에 미달하는 등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면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갱신기대권이 있는데도 객관적인 기준 없이 계약종료를 결정하거나 평가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했다면 갱신거절의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부당한 갱신거절은 부당해고와 유사하게 취급됩니다
대법원은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계약갱신을 거절한 경우 그 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그 결과 기간만료 이후의 근로관계도 종전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게 취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회사가 ‘계약기간 만료’라고 통보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해고 구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기간제법상 2년 제한과 갱신기대권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기간제법 제4조는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를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법에서 정한 예외사유가 없는데도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면 해당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됩니다.
이 제도는 ‘이미 2년을 넘어 무기계약으로 볼 것인지’의 문제이고, 갱신기대권은 ‘기간이 끝나더라도 다시 계약될 정당한 기대가 있었는지’의 문제이므로 구별해야 합니다.
2년을 넘길 수 있는 예외사유가 있어도 갱신기대권은 별도로 판단합니다
기간제법은 사업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휴직자 대체근로, 일정한 전문적 업무 등 일정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기간제법상 예외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가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2년 제한의 예외에 해당하는지와 근로자에게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가 있었는지는 각각 따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년 이후 계약직도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정년을 지난 근로자가 다시 기간제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갱신기대권이 무조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 경우 일반적인 갱신기대권 판단요소에 더해 직무수행능력, 연령에 따른 업무수행상 위험,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 후 근로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갱신돼 왔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년 이후 계약직이므로 재계약 기대권이 전혀 없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갱신거절을 받았다면 3개월의 구제신청 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갱신이 거절됐다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28조는 부당해고 등에 대한 구제신청을 부당해고 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도록 규정합니다.
따라서 계약종료일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자료를 검토하기 시작하기보다 갱신거절 통보일과 실제 근로관계 종료일을 확인하고 구제기간을 먼저 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계약종료 통보를 받았다면 회사의 실제 운영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계약직 갱신기대권은 계약서 문구뿐 아니라 실제 갱신관행과 평가제도가 중요한 사건이므로 자료 확보가 중요합니다.
계약서 최초 계약부터 마지막 계약까지 계약기간과 재계약 관련 문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합니다.
갱신 횟수 본인의 계약이 몇 차례 갱신됐고 전체 근무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정리합니다.
회사 규정 취업규칙·인사규정·단체협약 등에 계약갱신 또는 평가 관련 기준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평가 자료 근무평가표·평가점수·재계약 심사기준과 실제 적용과정을 확보합니다.
갱신 관행 동일 직종의 다른 계약직들이 어느 정도 재계약됐는지 비교합니다.
업무 성격 일시적 프로젝트 업무인지 사업장에서 계속 필요한 상시적 업무인지 확인합니다.
거절 사유 회사가 밝힌 재계약 거절사유와 실제 평가자료가 일치하는지 비교합니다.
구제 기간 계약종료일을 기준으로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3개월 기간을 확인합니다.
함께 확인한 공식 자료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 판단기준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 갱신기대권과 합리적 이유 없는 갱신거절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 정년 이후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
국가법령정보센터 기간제법 제4조 -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과 무기계약 간주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기준법 제28조 -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3개월 기간
계약직 갱신기대권은 단순히 계약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계약·취업규칙과 실제 갱신관행, 재계약 평가제도, 반복 갱신횟수와 업무의 성격을 종합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가 형성됐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 회사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재계약을 거절했다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있으므로 계약종료 통보를 받은 즉시 평가자료와 회사의 갱신관행을 확보하고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기간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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